기도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 많이 하는 이야기 중에 ‘대화로서의 기도’가 있다. 일방적인 기도가 아니고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제로서의 기도를 강조하는 이야기다. 나도 한때는 기도를 대화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대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 실제로 대화와 교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물론 기도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없고, 그렇기에 넓은 범위에서 기도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돕는 대화라고 할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기도라는 행위 자체로 좁혀 생각해보면 그것은 전혀 대화가 아니다. 오히려 기도는 훨씬 더 일방향적인 행동에 가깝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도는 내 안에 있는걸 쏟아놓는 것이다. 거짓으로가 아니라 솔직하게 쏟아놓기 위해서는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내 내면을 응시하고 욕망을 성찰하는 것이며, 그 성찰을 위해서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는 말을 하고 듣는 것이 아니고, 말을 삼키고, 멈추고, 그저 응시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다.
facebook 2023.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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